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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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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욱의 커피이야기②]형성된 입맛에서 타고난 입맛 찾기 2017. 09.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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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의 커피이야기②]형성된 입맛에서 타고난 입맛 찾기


서울=뉴시스】 평소 자주 만나던 지인이 어느날 갑자기 커피를 배우겠다며 나를 찾아왔다. 커피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그라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커피를 배우겠다는 그의 얼굴은 매우 진지해 보였다.

그는 얼마 전 동료들과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맛있다고 한 커피에 대해, 주변 동료들에게 맛없다는 핀잔을 듣고는 자신의 입맛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해 교육을 받으러 온 것이다. 보통 이런 교육을 센서리(Sensory) 과정이라고 칭하는데, 장시간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교육이다.

우리가 '더'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지난 글에서 밝혔다. 첫 째는 '알려고 하는 자신의 맘을 외면하지 않기'와 둘 째는 '순간적 자극에 길들여지지 않기'였다.

나의 지인 같은 경우 '더' 즐겁게 즐기기 위해 첫 째 관문은 통과했으나, 두 번째가 문제였다. 이미 그는 순간적 자극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터였다. 그의 식습관은 이미 짜고 단 것들에 길들여져 있었고, 왠만한 강도의 짠 것과 단 것의 자극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강한 자극에서 타고난 입맛으로

맛도 다른 신체 감각기관들 처럼 자극과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 그런데 '혀'가 순간적 자극들에 길들여지면 미세한 맛들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커피의 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 센서리(Sensory) 교육을 할 때면, 그 과정에서 물에 소금과 설탕, 그리고 식초 등을 다양한 비율로 섞은 다름 그 비율을 맞추어내야 한다.

이 때 어려서부터 단맛에 너무 길들여진 사람들의 경우는 높은 당도가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지속적인 강한 단맛의 자극들에 길들여져 더 큰 자극들을 원하면서 형성된 것인데, 아주 극소수의 '미맹'을 제외하고는 이런 상태라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신체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맛에 대한 감각을 '지각(Perception)'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철학자의 개념을 가져오지 않아도 이것은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태어날 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오감에 대한 신체적 지각 작용이 외부의 새로운 훈련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강한 단맛에 길들려져 있다해도 우리가 스스로 노력과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본래의 미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전에 단맛에 너무 익숙했던 한 학생이 이런 노력을 통해 본래의 자신의 미각을 되찾고 난 후 나에게 한 말이 '강한 자극에서 벗어나니, 다양한 맛들을 폭 넓게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지금은 흰 우유를 마셔도 그 안에서 단맛을 느낄 수 있다고 기뻐하며 말한 적이 있었다. 사회 과정의 '형성된 입맛'에서 '타고난 입맛'으로 돌아온 것이다.

◇'향'에서 '맛'으로

먼저 커피 맛에 대한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여전히 TV 속 커피 광고를 보면 '커피는 향'이라고 단언하는 광고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말 '향'일까?

그 동안 우리의 신체가 시각에 대해 너무 많은 권력을 주었듯이 커피도 그 동안 '맛'보다는 '향'이라는 부분에 지나치게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맛과 향의 복합적 균형에 있으나 이 향이라는 것이 지역마다, 나라마다, 개인마다 자라 온 문화적 배경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불쾌한 향을 제외하고는 어떤 향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또한 향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 하나는 향만 좋으면 '좋은(good)' 커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과 그래서 강한 향이 나는 커피가 좋은 커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은 각 나라마다 그리고 토양마다 저 마다의 유니크한 특징들이 있다. 또 가공방식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어느 향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기준으로 잡아야하는 것은 우선 생두 자체가 간직한 자연스런 '단맛'이다. 그 다음에 복합적 향을 즐기거나 맛의 깔끔함 정도를 찾아내는 것이 '더' 좋다. 나의 지인은 이제 아메리카노를 시킨 다음 무턱대고 시럽을 듬뿍 듬뿍 넣지 않는다. 원두 자체에서 주는 단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이제 그는 무턱대고 비싼 커피도, 싼 커피도 찾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신체 지각에 의지해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커피를 찾을 뿐이다.

김정욱 딸깍발이 대표 (문화학 박사)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3&aid=000814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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