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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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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3/4월 딸깍발이 생각 2020. 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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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가 함께 하길 바라며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Last Jedi, 2017/ The Rise of Skywalker, 2020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포스’라는 말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항상 스타워즈 시리즈들은 잊지 않고 ‘포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그와 함께 ‘힘의 균형’을 꼭 덧붙여 이야기한다. 계속되는 스타워즈 시 리즈를 보아도 대충 그 개념을 어렴풋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정확 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 그저 액션이나 전체적 스토리에 대한 재 미에 시선을 고정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2015년 12월에 개봉한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깨어난 포스’의 뒤를 이어 2017년 12월의 라이언 존슨이 만든 ‘라스트 제 다이’는 ‘포스’의 의미는 물론 생각하는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포스의 정체를 찾아서-

2017년 연말에 개봉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대해서는 의 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역대 작품들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묵직한 주제를 가지고 영화의 재미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작품성까지 모두 잘 살렸다. 나는 잠시 미국에 있을 때였는데, 미국 현지의 극장들은 온통 스타워즈로 간판이 도배되어 있었지만, 국내 귀국한 뒤 극장을 보면서 전혀 다른 사정에 조금 놀랐다. 미국에 비해 〈스 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국내 극장에서 빨리 사라졌고 관객수도 매우 저조한 편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이 영화에서 느낀 재미의 요소가 무엇인지 글로 한번 써야겠다고 늘 맘속으로 다짐하곤 했었다. 먼저 위에서 언급한 그놈의 ‘포스’라는 정체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스타워즈에 서 ‘포스’는 쉽게 말해 제다이들이 보여주는 ‘힘’이었다.

레이가 마지막 제다이인 루크 스카이 워커를 찾아가 어렵게 얻 어 낸 수업 첫 시간에 루크는 ‘포스가 뭐냐’고 묻는다. 여기에 레이 는 ‘타인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루크는 ‘포스’는 제다이들만 가진 힘이 아니며, 모든 에너지 사이에 우주 와 함께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포스’는 나만의 존재적 드러냄이 아니라 각자의 존재들 가운 데 그 존재들을 존재답게 이어줄 수 있는, 그래서 그 각자의 존재가 어느 하나의 힘에 의해 침해당하거나 멸하지 않고, 전체의 힘의 균형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아군에서 항상 하는 대사가 ‘포스가 함께 하길May the force be with you’이다. 왜 항상 포스가 함께 해야 할까. 우리 대부분 은 ‘힘’을 갖기 원한다. 그리곤 레이가 말했던 것처럼 누군가를 내 가 조정하고 움직일 수 있는 무엇으로 이해한다.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깨우기-

저항군들이 위험에 처하자,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다이 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남은 제다이 마스터 루크 스 카이워커를 레이가 찾아간다. 하지만 그런 레이를 차갑게 대하면 서 루크는 레이가 준 그 유명한 ‘광선검’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 버 린다.

그리곤 저항군을 도와 같이 싸우자는 레이에게 돌아가 버리라 고 말한다. 제다이를 더 이상 키울 필요가 없다는 루크에게 레이는 계속 매달린다. 그런 가운데 레이는 어떤 이끌림에 의해 ‘제다 이 고서’가 있는 동굴 같은 곳으로 들어간다.

이곳을 찾아낸 것이 궁금한 루크는 그때부터 레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루크는 레이에게 ‘넌 누구고 어디서 왔 냐’고 묻는다. 그러고 ‘여기에 왜 왔느냐’고 묻자, 레이는 루크의 질 문에 대해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만 대답을 한다. 넌 누구냐는 질 문에 저항군이라고 대답하고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자쿠에서 왔 고, 왜 왔냐는 질문에 저항군을 위해 레아의 명령을 받아 왔다고. 그녀 자신의 존재와 연결된 답이 아니었다.

루크의 집요하게 이어지는 여기 왜 왔냐는 질문에 레이는 그때 서야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가 깨어나서 왔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면 늘 급한 일들이 가득하다는 이유로 내 안 에 있는 무언가를 깨우지 않고 오히려 잠재운다.

이에 대해 루크는 레이에게 ‘넌 스승이 필요해’라고 말한다. 이 가르침은 새로운 것을 얻어 쌓이는 가르침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깨우고 깨우치는 일이다. 하지만 처음에 루크는 더 이상 제다이를 가르치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한다.

루크의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선한 목적에 의해 제다이를 가르쳤지만 퍼스트 오더의 실세로 변한 카일로 렌처럼 뉴 베이더 가 되어 오히려 악한 기운을 돕는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포스’의 힘은 제다이 만 가진 게 아니라는 루크의 설 명이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포스’의 정의가 모든 에너지 사이에 우주와 함께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이것은 제다이만이 이뤄 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루크가 어느 순간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데, 그들 을 돕기로 마음먹는다. 절대로 그들을 돕지 않겠다고 말한 그가 왜 다시 맘이 변했을까. 그에 대해 후반부에 가면 ‘핀’을 위해 목숨 을 던진 ‘로즈 티코’의 말을 기억해 보자.


그녀가 핀을 위해 말한다. “이기는 것은 증오하는 것을 파괴하 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루크도 같은 마 음으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을 도운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도운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할 것은 루크가 카일로 렌과 싸울 때, 직접 이기기 위해 싸운 게 아니라 단지 저항군들의 시간을 벌 어주기 위한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직접 악을 물리치는 것이 아 니라 그것은 다음 ‘세대’가 직접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 위해, 단지 그 시간을 그들에게 ‘지연’시켜준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 찾기-

카일로 렌은 지속적으로 레이에게 이미 늙은 세대인 ‘선’의 대표 주자인 루크나 ‘악’의 대표주자인 스노크의 시대를 끝내고 자신들 의 새로운 세대로 이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레 이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레이가 오히려 자신 의 부모세대를 누구보다 더 증오할 수 있는데 레이는 그 대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에 더 귀 기울인 것이다.

레이가 천 세대도 넘는 오래된 제다이 고서에 다가선 것도, 자 신 안에 무언가가 깨어진 것도, 우리는 끓임없이 우리 자신에게 외 치고 있는 ‘정체성’에 대한 물음 덕이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왜 지금 이렇게 존재하는지. 이 물음이 있는 한 레이의 삶의 이유는 충분하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개봉한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전작에 비해 미흡한 부분이 많다. 영웅적 혈통주의로 끝내려는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라이언 존슨의 깊은 뜻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에이브람스 감독의 ‘한방’은 있었다. 레이가 악의 중심인 팰퍼틴의 손녀 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씬에서 그녀의 이름과 성을 묻는 장면을 넣는다. 
영화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물으면 주저없이 대답하던 레이가 유독 자신의 성을 묻는 장면에서는 혼란스러워하거나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지나가는 행인이 이름과 성을 묻자 레이는 자신있게 ‘레이 스카이워커’라고 답한다.

루크와 레아를 떠올리며 자신의 이름에 그들의 성을 쓰는 것은 부모의 그것도 남자의 성을 이어서 쓰는 오랜 관습에서 벗어난 것과 더불어 이름은 바꿀 수 있었도 성은 바꾸기 어렵다는 통념에 대한 생각의 전환까지 보여준다. 성에 대해 바꿀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은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과 연결되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단일한 한가지의 정체성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는 각자 자신의 직급과 직무에 맡는 정체성으로, 가정에서는 가족의 관계 속의 정체성으로,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의 정체성으로 살아간다. 그 수많은 정체성을 그 때 그 때 가지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마치 ‘씨족 사회’의 절대적 구성원처럼 생각하고 살아간다.  

하이데거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세상에 던져진 것은 우리의 뜻이나 선택 또는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다. 누구도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견고한 현대 사회의 시스템은 그렇게 호락호락 계층이동이나 내 뜻에 맡는 사회로의 ‘변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노력에 의해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다수의 사람들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럼 우리는 좌절만 하고 살아야 하나? 하이데거는 이에 대해 ‘존재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전한다. 존재자로서 현존재인 우리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존재’의 근원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존재라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없을지 모르지만, 현존재자로서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찾을 수 있다.  

   레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물질이나 권력으로 가치 평가된 ‘존재자’들의 세상에 편입하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해 더 알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미의 발견은 자신 스스로 스카이워커라는 ‘성’을 붙이며 더 이상 과거의 만들어진 정체성에 매달리지 않는 부분으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라스트 제다이’에서 지난 시대 남성 주인공들은 사라지고 여전히 주인공은 여성 ‘레이’이며, ‘로즈 티코’의 등장으로 서양 중심의 인물에서 조금 벗어난 것도 흥미의 요소를 더한다. 그리고 우리가 늘 생각하는 물리적 힘의 관계에서는 남성이 늘 ‘힘’이 더 셌지만,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만큼은 물리적 힘이 아닌 ‘포스’의 관점에서 카일로 렌과 레이는 동등한 힘을 가진 존재로 나온다. 

‘포스’가 이 땅에 각자의 존재들 가운데 그 존재들을 존재답게 이어줄 수 있는 무엇이라 한다면, 그동안 전쟁과 파괴들이 끓이지 않았던 남성의 역사에서 ‘여성’의 존재는 그 ‘포스’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어나갈지 모른다. 그동안 ‘남성의 역사’로 인해 지구가 많이 훼손되고 아팠기 때문에 카일로 렌이 영화에서 자신의 아버지는 죽였지만 어머니 레아 공주는 죽이지 못하고 돌아선 이 유일 수 있다.

우주와 이 땅의 모든 에너지의 균형을 이루는 데 쓰는 힘이 ‘포스’라면 아마도 이 힘은 물리적 힘만으로는 표현될 수 없을 것 이고, 그런 측면에서 힘은 남과 여 모두 동등한 것일 수 있다. 다 만 내 안에 있는 무엇을 깨우지 않고, 이미 주어진 가치들에 대 해서만 기대어 살 때,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포스’를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오늘 주변 사람들의 존재를 염두에 두며, 그들의 사이에서, 그들의 위해 무언가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그사이 내 안에 ‘포스’의 기운이 느껴질지 모른다. 우리의 삶 속에 ‘포스’ 가 함께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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