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모두들 한두 가지 식은 서로가 다르다고 느껴. 하지만 우린 결국 같은 곳을 향해 가지. 단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뿐이야.”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 벤자민을 데려다 키운 엄마 퀴니의 말이다. 신체기관 등이 노쇠한 늙은이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면서 사랑도 하고 인생의 의미도 깨닫는 한 인물과 그를 사랑한 여성이 겪는 이야기다.

영화는 우리에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이 거꾸로 가든 그가 젊어지는 삶을 살고 있던, 그건 삶의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뿐이고 그 길의 종착점, 결국 죽음이라는 곳에 대해 누구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 데이지는 병실에서 마지막 임종을 지키는 딸에게 죽음이 두렵냐는 질문을 받지만 그는 단지 궁금할 뿐이라고 말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사랑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은 젊어지고 다른 한 사람은 늙어가는, 그래서 안타깝고 아쉬운 연애영화가 아니다. 젊어서 늙어가나, 늙어서 젊어지나, 전부 늙어가나 모두 인간이 피해갈 수 없는 한 곳. 그곳을 향해 우리는 가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그곳. 그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혹자는 점점 젊어지면 행복한 거 아냐?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정된 인생의 길에 행복은 젊음에 있는 것도, 나이 든 완숙함에도 떠돌지 않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동안일 뿐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없다. 누구나 다른 길을 가기 때문이다. 함께 늙어간 퀴니의 남편도 퀴니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때문에 벤자민 버튼의 엄마 퀴니는 아들에게 정말 슬픈 것은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과 형편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더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퀴니는 영화 속에서 아들에게 죽어가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문제를 넘어 사랑하는 사람과 누구도 평생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서로 다른 길을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인생의 중반이 된 나이에 진정한 사랑을 만난 데이지나 인생의 중반을 지나 어려지고 있는 벤자민에게 젊어지는 현상이나 늙어가는 현상은 그저 ‘현상’일 뿐이다. 아이가 노인이 되어 어리광을 부리듯 노인이 아이가 되는 것도 인생에서 별단 큰 차이점이 없다.